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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패러디

[은위/은밀하게 위대하게]if 투항했다면[류환해진]

by 김알멩 2016.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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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항하라. 그러면 산다."

 

서수혁의 한마디. 포기하고 싶다. 다시 돌아가고 싶다.

 

"웃기지마라. 조장. 조장. 제가 엄호하겠습니다. 옆 건물....."

"투항한다."

"조장동무!!!!!!!!!!!!!!!!!!"

"조국은 우리를 버렸다. 내가 그저 오마니만.. 오마니만 보살펴 달라 했건만, 아무것도 아무것도.... 지켜주지 않았다.

그런 조국 이제 내가 버리겠다. 꼬맹아, 나와 함께가자."

"조장..."

 

아이를 기절시키고 안아들어 서수혁에게 다가갔다.

해랑이 그녀석.. 죽었겠지...

 

"돌아가고 싶군. 다시 달동네로..."

"그건 안되겠지. 하지만 보러갈 수는 있다. 가자."

 

밑으로 가니 해랑 그녀석이 살아있었다. 거의 죽어가고 있었지만.. 분명 숨을 쉬고 있었다.

 

"이녀석도 대려가. 북에 미련이 없는 녀석이고 쓸만한 녀석이니."

"병원으로 긴급후송한다."

 

혼자 멋진척은 다하더니, 죽지 않았군.

 

아이는 기절한 채로 이미 며칠동안 일어나지도 못하고 있었다.

다리의 총상과 배를 찔리고 그 후에도 장시간 피를 흘린 상태에서 또 총을 맞은 까닭이겠지.

얼마나 지나야 아이가 일어나련지.

 

"조장."

 

일어났다. 아이가..

 

"왜 투항하셨습니까.."

"살리고 싶었을 뿐이다. 빨리 몸이나 추스러라."

"그랬습니까."

"그래."

 

아이는 눈을 가리더니 다시 잠들었는지 숨소리가 고라졌다.

 

"일어났나보군. 리해랑 그녀석도 일어났다."

"다행이군."

 

일어났다는 말에 리해랑 병실로 향하기로 했고 다시 한 번 아이의 병실을 둘러보고 나왔다.

 

"리해랑."

"멋진 말도 하고 죽으려 했건만, 오마니가 오지 말라더군."

"그랬나. 나는 남에 투항했다."

"잘 됐군. 잘 됐어."

"너도."

"그래."

 

그는 조용히 동의했다. 많은 피를 흘려서 파리해진 얼굴과 하체에 자리잡은 화상들이 있지만 그는 멀쩡히 살아있었다.

 

"쉬어라. 몸을 빨리 추스르지 않는다면 힘들테니."

 

다행히 그녀석들이 전부 동의를 해줬기에.. 나는 진심으로 안도했다.

 

5년 후

 

아이는 다시 고등학교를 다녔고 대학교에 진학을 했다.

나는 아직은 대통령경호원들을 훈련시키고 있었다. 특전무술이나 살인기술 밖에 알지는 못하지만 남에는 이것 또한 없는지 힘들어 죽으려고 한다. 다들.

가끔이지만 달동네로 가서 어..머니.도 뵙고 주변사람들도 뵌다.

갑자기 TV에 나오는 날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했지만 어머니는.. 웃으면서 나를 반겨주었다.

형 또한.. 나를 반겨주었다.

다들...

 

나를 잊지 않고 속였다는 사실에 화를 내지도 않고 살아있다는 것에 웃음을 지어주었다.

이러니 내가 못 잊지.

 

잠시 멍하는 사이에 아이가 기습적으로 뒤에 매달렸다.

 

"형~ 집에 가요."

"그래."

 

아이.. 내 애인이 되버린 리해진. 처음에는 그저 웃으면서 얼굴을 붉히면서 표현했던 아이가 학교를 다니면서 하던 적극공세에 넘어가버리고 말았다.

리해랑의 비웃음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말없이 그냥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괴물로 자라기 위해서 아무 거에도 정을 줄 수가 없었다. 그나마 내게 정이란 어머니 뿐이였다.

하지만 어머니가 없는 지금 내게 가장 큰 애정을 주는 아이에게 저절로 시선이 향했고 나를 사랑해주는 아이가 사랑스러워졌다.

이제 우리는 행복하다. 앞으로도 계속, 이 행복이 깨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나는 무엇이든 한다.

아직 내 안에 괴물은 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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